[PMS 극복일기] 1. 병원을 다녀오다

 

 

 

 나는 생리통이라는 것으로 고통받은 경험이 많진 않지만, 스무살 이후로 월경을 하게 되면 유독 피로함을 많이 느꼈다. 그리고 신림동에서 공부하던 때에 생리 기간이 아닌데도 쉽게 피로해졌고, 이것이 반복되면서 큰병일까 걱정되는 마음에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내가 겪는 피로가 월경전증후군(premenstrual syndrome)의 한 증상일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쉽게 피로한 것 외엔 별다른 증상이 없어서 병원에 갈 필요가 없다고 느껴졌다. 이건 폐경하기 전까지는 답도 없는 거라니까...

 

 그런데 올해 들어서 피로감이 유독 심해졌다. 처음에는 그냥 그런가보다 싶었는데, 지난달에는 극심한 피로로 집중력까지 바닥나면서 무기력증까지 경험하게 됐다. 이상해서 월경 주기 관리 앱을 켜보니 월경 14일 전이었고 PMS 증상이 나타날 시기였다. 한참 피로와 집중력이 떨어졌고, 병원을 가야겠다고 마음 먹었을 때에는 월경을 시작하면서 그 필요성이 사라졌다. 다음에도 같은 증상이 반복되면 병원을 가야겠다는 생각만 할 뿐..

 

 그러다가 어제부터 다시 극심한 피로와 집중력 저하를 경험하게 되었다. 그래서 어플을 확인하고나니 배란일을 막 넘긴 상태. 하지만 월경을 시작하기까지 약 이주 정도의 기간이 남았고, 이주동안 피로와 집중력 저하를 경험하면서 일의 효율성이 떨어지는 걸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아서 결국 병원에 방문하게 되었다.

 

 산부인과를 정말 꽤나 오래 찾아봤는데, 네이버 플레이스 방문자 리뷰와 카카오맵 리뷰를 종합적으로 보고 고민했다. 병원을 고른 기준은 1. 내원환자들의 평가(의사의 태도 위주), 2. PMS진료를 해본 적 있는가였다. PMS는 모든 산부인과에서 다룰 법하지만, 간혹 PMS로 방문했다가 과진료를 받고 나왔다는 글을 보기도 했어서 정말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러다보니 결국은 내원환자들의 평가에 더 의존하여 결정을 내렸는데, 내원해보니 정말 괜찮은 병원이란 생각이 들었다. 2011년인가 그때의 리뷰나 평가 등을 봤는데, 꽤 오래 병원을 하면서 방문자의 평가가 좋을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의사선생님은 여자분이셨고, PMS가 왜 생기는지, 어떠한 치료법이 있는지 등에 대해 꽤 친절하게 설명해주셨다. 의사선생님의 상담 태도 자체가 너무나도 좋았고, 상담 분위기도 편했으며, 내가 궁금한 것에 대해 자유롭게 질문하고 답변을 들을 수도 있었다. 그리고 상담을 하는 동안 시간에 쫓긴다는 느낌도 전혀 없었다. 올해 자궁경부암검사도 해야해서 그병원에 가서 할 것이긴 하니, 다음 달에는 진료 후기도 블로그에 간략히 남길 수 있을 것 같다.

 

 약은 피임약과 항우울제로 선택권을 주셨는데, 난 항우울제를 처방받았다. 극심한 피로와 집중력 저하, 그리고 무기력증이다보니 그편이 더 나을 듯 싶었고, 의사선생님도 그게 좋겠다고 말씀해주셨다.

 

 다만, 약을 하루에 한알씩 복용을 해야하는데, 시간대를 언제로 정하면 좋을지 모르겠다. 저녁이 좋을지, 아침이 좋을지.. 시간을 정해서 24시간마다 규칙적으로 복용하는 것이 좋다고는 하는데, 웬만하면 약을 아침에 먹고 싶지만 피로감이 있을 경우 저녁에 복용하는 것도 좋다는 인터넷 정보를 봐서 조금 혼란스럽다.

 

 무엇보다 식욕억제제로도 쓰인다고 해서 아침에 먹으면 식욕부진으로 잘 먹질 못할 것 같기도 하다. 가뜩이나 근래에 들어서 식욕이 떨어진 상황이기도 하고..  일단 오늘은 약을 밤 열시쯤에 복용해보려고 한다. 

 

 약을 먹고 몸이 괜찮아졌으면 좋겠다.